춘하추동 이야기 -인연에 연연하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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춘하추동 이야기 -인연에 연연하고

10 석두 3 3,384
아주 어려서 우리 부모님이 생에 무척 힘 드실때 이야기입니다.
부친은 장래가 촉망되는 한국전력회사 전신인 조선 뭔가에 근무해서
집안이 짱짱한데
당신께서 마작을 배우면서
집안에 망쪼가 듭니다.

이사를 이사를 거듭해서
부산시 동구 수정4동(롯데 야구단 염종석이 출신동네
맨꼴짜기 다 쓸어져가는 초가 두칸집에 이사갑니다
 한칸은 주인댁이고 나머지 한 칸에 6식구가 오골오골.
그 동네 아이들 인심이 좋아
곧 어울렸는데요.

우리 부모님은
아버지는 부산부두 어디에서
군사용인지 모를 보리쌀 하역하면서
니비니비 칸 만든 작업복에 보리 담아와서
도구통(절구통)에서 찧어 두번 삶아 연명합니다.

엄마는 지금의 용호동까지 가서 배추를 떼와서
초량시장에서 팝니다. 그 시장 판 벌리는 장소에 자랏세를 내야 되는데
 그 자리의 뒤에 자리 주인의 집이 있고
과부인  주인 아줌마에게 인형 같은 딸이 하나 있었는데
그 자리를 빌린  낸 탓으로 가까워져 내 누나 둘이 들락거리다가
그 어여쁜 애기를 델고 수정동 산골짜기로 놀려옵니다.
나하고 한두살? 져두 나도 학교 못 간 시기입니다

국민학교 들어갔는데 굶는 날이 많아 결석이 더 많습니다
게다가 월사금도 못냅니다

수업시간 못 들아가거 월사금 갖고 오라고 쫒겨 나갑니다.
나가든 들어가든 일단 월사금 낼 원천이 없는데 쫓아내는 그 교육
아직도 이해 안갑니다.

난 너무 굶어 학교 안 갑니다. 가 봤자 월사금 못 냈으니 쫓겨 나올 거고요
그런데,  3학년이네요 . 내 교과 성적이 막 오릅니다. 반에서는 일등
그래도 회비 못 냈다고 수업시간 못 들어갑니다.
복합적으로 회비 못내 학교 수업 못들어가고
굶어서 학교 못 갑니다.

그런 어느 날
예쁜 소녀가 전학을 오는 데 처음에 내 옆에 앉히든군요
석실장 태어나서 맨 처음의 거시기한 경험입니다만 곧 바뀌더군요
난 그 당시 가난을 업고 사는 다세포 소녀보다 더 가난했걸랑요
엄청 가난 냄새 났을 겁니다  그래서 짝꿍 헤어집니다
난 여전히
학교에 가도 점심시간이면 운동장에 나가
장마에 생긴 물엉덩이에 비치는 잠자리 모습 보며 배고픔을 참슴니다.

또 그런 어느 날 그 애가 날 부르더니
"우리 엄마가 너 먹으라고 해서 도시락 두개 가져왔다"

감격은 존경이고 존경은 뭐라나?
그 당시 검사와 여선생 그 본류가 상영되었나? 

Author

Lv.10 10 석두  실버
62,020 (72.9%)

석두(石頭)란 돌대가리이며 또한 碩頭이기도하다.

Comments

24 ★쑤바™★
어허이~ 
11 하늘나라
이어지는 이야기..기대..^^ 
24 명랑!
아...소설같은 얘기....emoticon_006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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